中 코미디언, 시진핑 패러디에 과징금 28억원...'중국군 비하' 논란

소속사, 공식 사과 후 계약 해지

중국의 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패러디해 중국 당국과 네티즌들이 인민해방군을 모욕했다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6일 신경보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하우스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코미디언 리하오스는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무대에서 유기견 두 마리를 입양한 경험을 소개하며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흉내냈습니다.

그는 "유기견 두 마리가 다람쥐를 뒤쫓는 것을 보면서 '태도가 우량하고 싸우면 이긴다'는 말이 생각났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2013년 당 대회에서 새로운 인민군대 건설을 위해 말한 '12자 방침'의 일부입니다. 당시 시 주석은 "당의 지휘를 따르고 싸우면 이기고 태도가 우량한 군대를 건설해야 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의 발언이 SNS를 통해 공유되며 논란이 되자 하우스와 그의 소속사는 지난 15일 사과문을 발표했고 예정된 모든 공연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소속사는 성명에서 "공연이 끝난 뒤 하우스를 엄숙히 비판했고 반성할 것을 요구했다"라며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지고 배우에 대한 훈련과 교육을 강화해 업계의 질서를 유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16일(현지 시간) 베이징 차오양구 당국은 과징금 부과와 함께 하우스의 공연이 "인민해방군을 심각하게 모욕하고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줄거리"를 지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국은 자세한 조사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2021년 중국은 군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적 있습니다.

어제(17일, 현지시간) 중국 문화관광부는 코미디언 리하오스 공연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소속사 상하이샤오궈 문화미디어에 과징금 1335만3816위안(약 25억5000만원)위안을 부과했고, 해당 소속사가 135만위안(약 2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며 몰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문화관광부는 "인민해방군의 이미지 훼손을 용납할 수 없다"라며 "군인을 웃음거리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는 그것이 문화라 생각하는 저급한 예술", "잘 됐다" 등 당국의 결정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코미디계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eesjee2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