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라탕집 건물에 中 비밀경찰서…FBI, 중국계 2인 체포

관련자가 형사 기소된 건 美가 최초

미국 뉴욕의 중국 비밀경찰서 운영자 2명이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에 체포 및 기소됐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FBI는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공안부 소속의 불법 비밀경찰서를 운영한 혐의로 중국계 미국인 61세 루젠왕과 59세 첸진핑을 체포해 기소했습니다.

중국은 재외 반체제 인사 탄압을 위해 한국 등 53개국에서 최소 102개의 비밀경찰서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서방 각국이 비밀경찰서 폐쇄를 요구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관련자가 형사 기소된 것은 미국이 처음입니다.

미국 시민권자인 루젠왕은 미국 내 중국 푸젠성 출신들의 향우회인 '창러공회'의 회장으로 활동했고, 첸진핑은 사무총장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차이나타운의 마라탕집이 있는 6층 건물에서 '창러공회(푸젠성 향우회)' 간판을 걸고 향후회장의 직함 등을 내세워 활동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에서 미국으로 도피한 민주화·반체제 인사들을 감시 및 협박하고, 중국에 강제 송환하는 작전인 '여우 사냥'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뉴욕과 뉴저지 등 동부는 물론, 서부 캘리포니아 인사들까지 스토킹하고 중국에 넘기려 한 혐의와 중국 공안부 등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삭제한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AFP

미국 법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루 회장은 과거 미국 내에 있는 반(反)중 국 인사를 탄압하는 활동에 적극 가담해 중국 공안부 관리로부터 상패를 받은 인물"이라 밝혔습니다.

매슈 올슨 미 법무부 국가안보부문 차관보는 "중국 정부는 억압적인 안보 기구를 통해 뉴욕시에 물리적인 비밀 공간을 설치해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감시하고 위협했다"며 "이런 중국의 행동은 국민국가에 허용되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한편 서울에선 지난해 연말 송파구 중식당 '동방명주'가 비밀경찰서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식당 측이 이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