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구호품 배급소에 인파 몰려...20여명 압사

구호품 받으려다가 참사...누적 사망자 20명 넘어서, 대다수가 여성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에서 사람들이 구호품을 받겠다고 몰려들다가 압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20명을 넘어섰고, 대다수는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전날 남부 카라치의 산업·무역지구에 한 기업이 설치한 구호품 배급소에 인파가 밀려 들어 12명이 깔려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좁은 배급소에 600∼700명이 갑자기 몰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질서 유지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는 덮개가 없는 배수구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 대부분은 여성”이라며 “여러 여성이 열기에 혼절했고 압사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관리 소홀 혐의로 공장 직원 3명을 체포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곳곳의 무료 밀가루 배급소에서 큰 혼란이 빚어져 북서부 지역(8명)과 동부 펀자브 지역(3명)에서 11명이 압사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와 기업 등이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벌인 구호 활동이 오히려 비극으로 번진 셈입니다.

파키스탄 경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정치 불안, 대홍수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붕괴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물가가 9개월 연속 20%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중단된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개 협상을 벌이며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2019년 국제통화기금과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전체 지원금 약 65억 달러(약 8조 4천 800억원) 가운데 절반 정도만 받은 상태입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