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가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 열풍을 두고 “과장된 보도, 투자 열기와 달리 AI를 통한 진보는 아직 새벽도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8일(현지시간) 동료 언어학자인 이안 로버츠 케임브리지대 교수, AI 전문가인 제프리 와터멀 등과 함께 ‘챗GPT의 거짓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챗GPT 등이 기계가 인간의 두뇌를 능가하는 미래로 가는 신호탄으로 환영받고 있다”면서 “그날이 언젠가 도래할 수도 있지만 모르지만 아직은 동도 트지 않은 상태다. AI의 인지단계는 아직 원시적 수준”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챗GPT와 같은 머신러닝 프로그램이 AI 분야를 계속 지배한다면 이런 미래는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으로도 유명한 촘스키 교수는 자신의 본 분야인 언어학에서 역대 최고 석학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마침 챗GTP를 포함해 최근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AI가 언어모델에 기반한 터라 그의 발언에 더 많은 시선이 몰립니다.
촘스키 교수 등은 인간의 두뇌가 여전히 AI보다 크게 우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고문은 “인간의 두뇌는 소량의 정보로 작동하는 놀랍도록 효율적이고 우아한 시스템으로 데이터 간 무작위적인 상관관계를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만들어낸다”면서 “이런 인간의 운영체제는 기계학습 프로그램의 운영체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신러닝 AI는 지능의 핵심인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분할 역량’이 결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챗GPT 같은 프로그램들은 설계상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지구가 평평하다’와 ‘지구가 둥글다’는 두 가지 사실을 모두 학습한 뒤 이를 확률적으로 취급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시대의 AI는 주로 묘사와 예상만 할 뿐이고, 조건법적 추측과 인과관계 설명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진단됐습니다.
기고문은 “이런 이유로 머신러닝 시스템의 예측은 항상 피상적이고 불확실하다”면서 “설령 예측이 맞더라도 이는 사이비 과학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촘스키 교수 등은 “진짜 지능은 사실 같지 않더라도 통찰력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표현할 능력에서 나타난다”며 “진짜 지능은 또한 윤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주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hye68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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