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춤을' 배우, 사이비 교주 행세하며 10대소녀들 20년간 성폭행

20년 걸쳐 원주민 소녀들 상대로 성범죄…종신형 가능성

영화 ‘늑대와 춤을’에 출연했던 미국 원주민 배우가 사이비 교주 행세를 하면서 10대 원주민 소녀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이날 네이선 리 체이싱 히즈 호스(46·약칭 체이싱 호스)를 그의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체이싱 호스는 16세 미만 아동 성폭행, 성매매 알선, 아동학대·방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AP 통신이 입수한 50쪽 분량의 압수수색 영장을 보면,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이비 종교 집단 교주 행세를 하며 10대 원주민 소녀들을 성폭행했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을 '영적인 존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성스러운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명성을 쌓았고, 이후 자신의 지위와 추종자들의 믿음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활동 지역은 네바다를 비롯해 몬태나, 사우스다코타주 등이며, 앞서 2015년에는 인신매매 혐의로 몬태나주 포플러의 포트펙 보호구역에서 한 차례 추방당한 바 있습니다.

영장에 따르면 최연소 피해자는 13세 정도이며, 그중 15~16세에 불과한 미성년자를 자기 아내로 삼기도 했다. 또 돈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아내에게 총기 사용을 훈련한 뒤 "내가 죽거나 법 집행 기관이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할 경우, 그들에게 총을 쏘고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알약'을 먹으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에서 그의 유죄가 확정되면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체이싱 호스는 보석금 없이 수감된 상태이나, 공식적으로 기소되진 않았습니다.

체이싱 호스는 1990년 개봉한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인디언 수(Sioux)족의 소년 전사 '많이 웃다'로 출연했습니다.

감독이자 배우인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존 던바' 중위와 헤어지며 눈물 흘리던 역할로, 백인들 품에서 되찾은 중위의 일기장을 돌려주는 모습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실제 수족의 후예로 '체이싱 히즈 호스'(Chasing His Horse)라는 이름 역시 '말을 쫓아가'라는 의미를 담은 원주민식입니다.

'늑대와 춤을'은 아카데미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7개 부문을 휩쓸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