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9%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8%를 소폭 상회한 수치입니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되는데, 이번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작년 1분기(-1.6%)와 2분기(-0.6%)에 뒷걸음질하며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빠졌던 미국 경제는 3분기(+3.2%)부터 다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연간 GDP는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던 배경으로는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큰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조짐도 관찰됐습니다.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지난 분기 2.1% 증가했으나, 3분기(2.3%↑)보다는 증가세가 다소 꺾였고, 4분기 소비자 지출은 분기 초반에 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향후 미국 경제의 앞날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과도한 통화 긴축 정책이 올해 또는 내년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제학자들이 많습니다.
연준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더 줄일 계획이지만, 4분기 GDP가 예상 이상으로 견고한 만큼 높은 수준의 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 road@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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