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본 누리꾼 "노예근성이 아니라 습관과 미덕이 발휘된 것" 반박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독일에 역전승을 거둔 일본의 경기 후 경기장을 청소한 일본 팬들의 매너에 찬사가 쏟아진 것과 관련 일본 내부에서는 이와 반대된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일본 서포터즈들이 수백 개의 쓰레기봉투를 들고 경기장 좌석 아래 남겨진 쓰레기를 정리한 것에 대해 “정말 완벽한 손님”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일본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자신들이 사용한 라커룸을 청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IFA 측은 24일 ‘일본인 팬들과 일본 대표팀의 행동에 깊이 감동했다’며 FIFA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같은 해외 반응에 일본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25일 트위터를 통해 “일본 서포터들이 경기장 청소를 하고 돌아가는 것을 세계가 평가하는 보도가 있지만 이는 일면적"이라며 "(카타르에서) 관객이 청소까지 하면 청소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실직하게 된다. 사회, 문화적 차이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제지업체인 다이오 제지 전 회장인 이카와 모토타카도 25일 트위터를 통해 "(경기장을 청소한 것에 대해) 해외에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기뻐하는 노예근성이 싫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지적이 나온 이후 일본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에 ‘노예근성’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이카와 모토타카 전 회장을 향해 “일본인 팬들이 경기장 곳곳을 청소, 정리한 것은 노예근성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배웠던 습관과 미덕이 발휘된 것”이라면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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