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재 중국 영사관에서 벌어진 반중 시위대 폭행 사건과 관련해 영국과 중국이 연일 입씨름을 벌이며 양국 외교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경찰이 수사할 것이며 세부 내용이 나오면 그와 관련해서 뭘 더 해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30~40여명이 반중시위를 벌이자 영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이들 중 1명을 영내로 끌고가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영사관 진입을 망설이던 영국 경찰은 결국 치외법권 지역인 영사관 영내에서 피해자를 끌어냈다.
클리버리 장관은 시위대가 영국 영토에 있었고 시위도 평화적이고 합법적이었다고 옹호했다. 영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전날 중국 대사 대리를 초치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한 서방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다 사건의 피해자가 지난 1997년 반환 전까지 영국의 영토였던 홍콩 출신이란 점에서 영국사회가 더욱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35세의 폭행 피해자는 "경찰이 구하지 않았다면 죽었을 것"이라며 "문을 잡고 매달리려고 했는데 오래 버티지 못했고 그들이 나를 바닥에 던진 뒤 몇 분간 걷어차고 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영사관 직원들이 나와서 문 옆에 있는 시위대 한 명을 붙잡는 걸 보고 도와주러 갔다가 내가 표적이 됐다"며 "경찰이 영사관 영내 못 들어오는 걸 알고 끌고 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얼굴이 찢어지고 멍이 들었으며 머리카락이 크게 뽑혔다. 등과 머리 등도 아픈 상태라고 했다. 사건 후 응급실에 갔지만 일을 해야 해서 11시간 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영국이 자국의 외교관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며 역성을 내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불법 분자가 총영사관 부지에 불법 진입해 안전을 위협했다"며 "중국 총영사관의 안녕이 침범돼서는 안 된다. 유효한 조치를 통해 총영사관 인원들의 안녕을 보장하라"고 밝혔다.
또 이번 폭행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정시위안 맨체스터 총영사는 영국 경찰에 "시위 대응에 실망했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그 와중에 시위대 한 명이 직원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며 "직원들이 그를 떼어 내려고 했지만 그는 계속 우리 직원을 공격했고 우리는 그의 손을 강제로 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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