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래미 3관왕에 오른 해외 팝가수 리조(Lizzo)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의회 도서관 홀 공연 도중 제임스 매디슨 전 대통령의 200년 된 크리스탈 플루트를 연주한 일과 관련해 불평을 쏟아 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리조는 이날 공연 도중 의회 도서관으로부터 1813년 매디슨 전 대통령이 프랑스로부터 선물 받은 플루트를 받은 뒤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엉덩이를 흔드는 춤을 일컫는 '트워킹(twerking)'을 하면서 연주했다. 리조는 공연에서 반짝이 옷을 입은 데다 맨살이 훤히 드러나 보여 선정적으로 비쳤다.
리조의 발언도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무대에서 "Bixxx, 난 방금 트워킹을 했다. 제임스 매디슨의 1800년대 크리스탈 플루트를 불어 봤다"면서 "우리는 오늘밤 역사를 만들었다. 역사를 보전해 준 의회도서관에 감사드린다. 여러분 역사도 소름끼치게 멋지다"라고 말했다.
이에 공화당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평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누구라도) 리조에게 플루트를 빌려주도록 허락한 데 간여한 이들은 추방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시사평론가 벤 샤피로는 자신의 트위터에 '페이스 타투 현상(Face Tattoo Phenomenon)'이라고 언급하며 "관심을 끌려고 의도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일을 저지르고 사람들이 주목할 때 뭔가를 저지르는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모두 리조가 정장에 가까운 차림으로 의회 도서관 홀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봤다면 어깨만 움칠하고 말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영상은 모두가 획기적이라고 떠받들 만하지 않다. 그것은 그녀가 선정적인 트워킹을 뻐기는 동영상일 뿐"이라고 했다.
맷 월시는 "의회 도서관이 리조에게 플루트를 대여함으로써 그 자체로 미국 역사를 모독한 것"이라면서 "의회 도서관이 '일종의 인종적 배려'로 플루트를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닉 애덤스는 "리조는 매디슨이 한때 소유했던 크리스탈 플루트는 말할 것도 없고 아마존에서 파는 20달러 짜리 야마하 플라스틱 리코더로도 음악을 들려줄 만큼의 재능도 없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 나라를 조롱거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업무를 했던 젠나 엘리스는 "내 생각엔, 세상에서 가장 병적으로 뚱뚱한 사람"이라면서 "이번 일은 의도적으로 미국역사를 모독한 것이며 좌파가 미국역사를 얼마나 조롱하는지 보여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의회 도서관 측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반응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다만, 의회 도서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방금 DNA 검사를 했다. 그 결과 리조가 연주한 플루트가 우리가 소장한 것이 틀림없음이 밝혀졌다. 지금 우리 도서관으로 안전하게 돌아왔다"고 밝혔다.
한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리조 측이 코멘트 요청에 응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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