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문화원·교토평화회 공동 주관…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등 100여명 참석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취지 발언
김영록 전남지사 화답 "한·일, 화해와 공존의 분위기 확대 조성하길"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취지 발언
김영록 전남지사 화답 "한·일, 화해와 공존의 분위기 확대 조성하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왜군들의 시신이 묻힌 전남 진도군 왜덕산을 찾아 "죄지은 사람은 그 죄로 인해 고통받은 이들에게 계속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한국 진도문화원과 일본 교토평화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위령제에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등 한일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왜군 무덤 앞에서 분향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추모사에서 "일본은 한때 여러분들에게 큰 고난을 안겨줬다"며 "고통을 받은 여러분들의 마음이 사죄만으로 치유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죄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이 더는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 사죄해야 한다"며 평소 소신을 거듭 밝혔습니다.
![추모사하는 하토야마 전 총리. /사진=연합뉴스](https://img.mbn.co.kr/filewww/news/2022/09/24/1663998680632e9ad867cf4.jpg)
추모사하는 하토야마 전 총리. /사진=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11월 왜군들이 전리품으로 가져온 조선인들의 귀(코)를 묻은 무덤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 "생명 앞에서는 적군도, 아군도 없이 따뜻하게 대해준 것을 일본인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며 "왜덕산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한국과 일본의 모든 사람이 소중히 여길 때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록 전남지사. /사진=연합뉴스](https://img.mbn.co.kr/filewww/news/2022/09/24/1663998778632e9b3a82070.jpg)
김영록 전남지사. /사진=연합뉴스
방미 출장 중인 김영록 전남지사도 하토야마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화답했습니다.
김 지사는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기원한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일본은 자국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진심으로 사과하고 한일 양국 간 화해와 공존의 분위기를 확대 조성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다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남도는 한일 간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 한일 평화 교류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희수 진도군수 역시 "양국 간 우호 증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진도 군민들의 인간 존중의 정신이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져 인류 평화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도군 고군면 내동마을에 있는 왜덕산에는 1597년 울돌목에서 벌어진 명량해전 때 목숨을 잃은 왜군 수군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진도 백성들이지만 해변으로 밀려온 100구가 넘는 시신들을 거두어 양지바른 야산에 묻어줬습니다. 이후 이 산은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어주었다'는 의미로 왜덕산으로 불렸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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