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장터 상황이 러시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이에 찬성한다는 인터뷰를 한 청년이 어디론가 끌려가는 영상이 공개돼 확산하고 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45초 짜리 영상 한편을 올렸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상식은 정반대"라는 글도 함께 썼다.
러시아 한 광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한 청년이 인터뷰에 응한다. 이 청년은 러시아어로 '러시아의 군대'라고 적힌 상의를 입었다.
또 "나라를 지키기 위해 참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의 동원령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하며 "내일 떠난다"고 말했다.
이 청년은 이어 "어디에 투입돼도 상관 없다"며 "조국을 위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청년은 제복을 입은 요원들이 등장하자 표정이 갑자기 바뀐다.
강제로 끌고가려하자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이 청년은 울상을 한 채 남은 친구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 청년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자 이날 러시아 전국 곳곳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영국 BBC에 따르면 인권단체 OVD-인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져 1311명이 이날 오후에 잡혀갔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502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4명이 나왔다.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 모인 시위대는 "동원령 반대"를 외쳤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소규모 그룹이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반전 단체 중심으로 시위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이날 모스크바 검찰청은 가두시위에 합류하라고 촉구하거나 직접 참여할 경우 최고 1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동원령 발표 이후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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