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이 1일 비행 제한 공역을 침범한 중국 무인기(드론)을 처음으로 격추하며 대응수위를 높였다. 대만해협을 놓고 양안(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블룸버그통신,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이날 낮 12시쯤 정체를 알 수 없는 민간용 드론이 진먼다오 부속 섬인 스위 인근 통제 해역에 들어와 대응 절차에 따라 퇴거를 시도했으나 불응해 방어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해당 드론은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먼다오는 중국 동부 푸젠성 샤먼시와 약 5㎞ 떨어져 있는 섬이다. 일부 부속 섬은 중국 본토와의 거리가 채 2㎞도 되지 않는다. 진먼다오는 지리적으로 중국 본토와 훨씬 가깝지만, 대만에 속해 있다. 대만으로서는 안보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진먼다오와 부속 섬 등에 날아드는 중국 드론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25에는 얼단섬의 경계 초병이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 한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돼 "왜 총기로 격추하지 않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사기도 했다. 이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달 30일 중국 도발에 대응해 강력한 맞대응을 하라고 군에 지시한 후, 대만군은 처음으로 중국 드론에 실탄 사격을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측 무인기 격추 발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요구에 "나는 관련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대만 당국이 긴장을 과장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답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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