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를 전세계적인 커피 체인으로 키워낸 하워드 숄츠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후 '스타벅스 매장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타벅스 매출은 최근 10년간 급증한 반면 매장은 전혀 변화가 없어 점점 더 '일하기 어려운 직장'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국 스타벅스는 전체 9000개 매장 중 211곳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31곳에서는 노조 결성에 반대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숄츠 CEO와 임원진은 직원 불만의 상당 부분이 근로 환경과 업무 강도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취급하는 상품 수가 늘어나면서 수년간 바리스타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고, 회사가 업무환경을 개선하지 않아 불만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매장당 평균 1200개 주문을 받던 카페에서는 올해 주문량이 15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돼 구인난이 심해진 것도 업무에 부담을 줬다. 미국 카페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4명 중 1명은 90일 이내에 퇴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 경영진은 미국 시애틀 본사에 만든 1858㎡ 규모 트라이어 센터'에 카페 모형을 만들었다. 매장 안에서 실제 바리스타가 하는 업무를 확인해 업무 방식이나 동선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아이스 커피류나 프라푸치노 등 복잡한 음료를 만들 때는 직원동선이 복잡해 한 잔 제조에 3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도 발견된 문제점 중 하나다.
숄츠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차가운 음료를 만들기가 너무 복잡해 수정하려 한다"며 "처음부터 매장을 다시 설계하겠다"고 언급했다. 차가운 음료는 최근 스타벅스 전체 음료 판매의 약 75%를 차지한다.
스타벅스는 1년 전부터 한번에 에스프레소 3잔을 추출할 수 있는 머신을 매장에 설치해왔다. 거품 휘핑 속도를 높이거나 직원이 쓰기 편하게 크기를 조절한 블렌더도 시험 중이다. 회사는 3년 내 새로운 장비와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매출은 2012년 133억달러(약 18조원)에서 2021년 290억달러(약 39조2600억원)로 크게 늘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격 인상과 '아이스 시나몬 돌체 라떼'등 신메뉴 인기로 지난달 4~6월 82억 달러(약 1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5억 달러에서 13억 달러로 13% 감소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