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2차 세계대전 종결 당시 소련이 일본 홋카이도와 함께 부산과 제주도 점령을 검토했었다는 문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러시아 외교정책문서관이 온라인으로 공개한 문서의 내용을 아시다 마사후미 이와테대 교수가 확인한 결과 소련이 2차 대전이 끝날 무렵 점령지로 검토한 지역이 홋카이도 외에 한반도 남부 일부 지역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국의 점령지 분할과 관련, 소련측이 작성한 문서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1945년 8월 27일 이콜라이 보로코브 소련 해군 군령부 국제법부장이 작성한 문서에는 "해군입장에서 일본의 다음 지역에 관심이 있다"면서 남사할린, 쿠릴열도, 홋카이도, 한반도 북부, 부산항, 쓰시마를 열거했다.
니콜라이 슬라빈 소련 적군 참모본부 특별부장이 이틀 후인 29일 작성한 보고서에는 소련이 북위 38도 이북의 한반도를 점령하는 형태로 연합국이 양분하고, 소련의 개별 점령지로 제주와 쓰시마를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아사다 교수는 "소련이 태평양의 출입구가 되는 해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을 모두 차지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945년 8월 16일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총리는 홋카이도의 절반을 소련 점령지로 할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
또 같은날 알렉세이 안토노프 소련 적군 참모총장이 제출한 자료에는 "일본 주요 섬들을 연합국을 위한 점령지로 분할하고 특히 소련에는 홋카이도를 할당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홋카이도 전체를 요구한 것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소련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1945년 7월 26일 영국과 미국, 소련 정상은 독일 포츠담에서 회담을 가졌다.
5월 독일 항복으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국의 정상들이 일본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기 위해서다.
당시에 일본은 태평양에서 여전히 전쟁을 이어갔었다.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 영국의 처칠 수상, 중국의 장제스 주석 등은 먼저 일본에게 항복을 권유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 일본을 점령한 뒤 일본군의 무장을 해제하고, 전쟁 범죄자를 처벌하며, 군수 산업을 금지하고 민주주의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이 회담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식민지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연합국의 정상들은 식민지 문제는 1943년에 이미 발표한 카이로 선언에 따른다고 합의했다. 카이로 선언에는 일본의 식민지는 모두 해방되어야 하고, 특히 "한국 민중의 노예 상태에 유의하여 앞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자유와 독립을 준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또한 연합국의 정상들은 포츠담 회담을 통해 "일본의 주권은 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의 네 섬과 연합국이 인정하는 작은 섬에 한정된다"고 못 박았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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