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권 교체 평화롭게…민주적 질서 유지"
미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으로부터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핵심 기밀을 포함해 다수의 기록물을 사저로 불법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미 연방수사국(FB)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전격 수색한 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의 반발이 거센 상황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이와 관련, 어제 이샨 타루어 칼럼니스트가 쓴 '미국, 전직 지도자 수사하는 민주국가에 합류'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우파 언론에 푹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세계의 종말이 다가왔다고 느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수색에 대한 공화당 지지층의 반발을 꼬집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사법 처리를 받은 사례가 드뭅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퇴임했으나, 몇 주 만에 사면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아시아 등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 및 사법 처리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이 칼럼의 지적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칼럼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등 유럽 등의 전직 정상이 사법 처리를 받은 경우를 소개했습니다.
칼럼은 "대부분 유럽국가의 경우 면책의 범위를 한층 좁게 설정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또한 전직 대통령을 잇달아 사법 처리한 한국의 사례를 소환했습니다.
신문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국가 가운데 하나지만,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전례가 화려하다"며 "2018년 기준으로 살아있는 한국 대통령 가운데 절반이 수감 중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이명박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로 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지만, 이들 대통령들의 사법 처리 자체가 한국 사회 전반의 부패나 민주주의 토대를 위협하지는 않았다고 WP는 말했습니다.
WP는 "반대로 미국에서처럼 정치적으로 분노한 양극화의 온상이 되는 대신, 한국은 부패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잠재우고 보수에서 진보, 다시 보수로의 평화로운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냈다"며 "이는 미국인들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결집을 호소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송한 정치모금 이메일에서 "그들은 공화당과 나를 또 한차례 멈춰 세우려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무법과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을 반드시 (백일하에) 드러내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가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자신을 수사하는 데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FBI 수사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몰이를 시도,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됩니다.
또한 친트럼프 성향 공화당 의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누르고 하원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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