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사마 빈라덴과 함께 9·11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망치듯 철군을 결정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체면을 살릴 작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가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드론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이 다시는 테러리스트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디에 숨어있든,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 정부는 찾아내고 쫓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했다. CNN에 따르면 CIA는 드론을 통해 그가 머문 주택을 미사일로 공격해 그를 사살했으며, 주변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AP통신은 미군이 아프간을 떠난 지 11개월 만에 대테러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곧장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대내외 비판을 받았다. 철군 관련 정보를 제때 제공받지 못한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동맹국도 거센 불만을 표시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이 9·11 테러 배후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후계자이자 수장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04년 3월 19일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에서 촬영돼 공개된 알자와히리 모습. [AP = 연합뉴스]
알자와히리는 빈라덴과 함께 2001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9·11 테러를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빈라덴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제공했다면, 알자와히리는 전 세계 조직원들을 네트워크로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전술과 조직력을 구축했다. 알자와히리는 지난 2011년 5월 빈라덴이 사망하면서 알카에다의 2대 지도자가 됐다.[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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