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개전 후 빠르게 점령했던 흑해의 즈미니섬(뱀섬)에서 퇴각했다. 우크라이나는 수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선의의 표시로 철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뱀섬에 더이상 러시아군은 없다. 우리 무장군이 큰일을 해냈다"고 올렸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도 뱀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을 게재하고 "적들이 두 척의 고속 보트를 타고 급하게 기지를 떠났고, 현재 섬은 불에 타며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도 뱀섬에서 병력을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오늘 러시아군은 뱀섬에서 임무를 마치고, '선의의 표시'로 그곳의 주둔군을 철수시켰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유엔이 노력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뱀섬은 우크라이나에서 3번째 대도시이자 최대 교역항인 오데사로부터 남서쪽으로 50㎞ 가량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다. 오데사항에서 지중해로 나아가려면 이 섬 주변을 지나야해 해상 무역의 길목으로도 불린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일,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보내 뱀섬을 점령했다. 당시 투항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뱀섬 수비대원들이 "꺼져라"라고 답하는 음성이 공개돼, 한동안 우크라이나 저항 정신의 상징이 됐다.
이에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포로교환에 나섰다. 144명씩의 포로 교환이 있었고, 이 중에는 최격전지였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에서 마지막까지 전투를 벌인 우크라이나 군인도 포함됐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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