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규모 5.9의 강진으로 인해 지금까지 최소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주민들의 가옥이나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이란 유엔의 전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라미즈 알라크바로브 유엔 인도주의 아프가니스탄 상주조정관이 화상 브리핑에서 "거의 2000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평균적인 가족 규모가 최소 7∼8명이고 한 집에 여러 가족이 사는 경우도 있는 만큼, 현재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현지 시간 어제 새벽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5.9의 지진으로 최소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주택 수천 채가 무너진 데다 무너진 토사가 덮치면서 매몰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강풍으로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하고 있어 구조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이례적인 폭우와 추위를 고려할 때 재난 피해자들에게 비상 대피소를 제공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다수의 NGO(비정부기구)들은 각종 의료 장비를 지참해 지진이 발생한 파크티카주와 호스트주에 속속 배치되고 있다. WHO는 파크티카주 바르말과 기얀에 비상의약품 100상자를 전달했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최소 12팀의 의료 인력을 기얀에 급파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1900만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번 지진으로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내전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탈레반 정부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샤라푸딘 무슬림 아프가니스탄 재난관리부 부장관은 "막대한 피해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워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프간 주재 유엔대사는 최소 1500만 달러의 구호자금이 즉각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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