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러시아와 전쟁을 하다 다친 자국 병사의 치료 목적으로 이스라엘에 입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20일(현지시간) 와이넷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러시아 침략군에 맞서 싸우다 다친 부상병 치료를 허용하지 않는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사관이 주재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이번 전쟁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없는 이스라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사관은 첫 캠페인 게시물에 두 다리가 절단된 달릴이라는 19세 부상병의 사진과 "이스라엘 정부는 그가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이유로 치료하려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히브리어로 썼다.
대사관은 또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손발을 잃었다. 의족 등 인공기관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이스라엘이 달릴을 비롯한 많은 우크라이나인을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도덕적인 일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사관측이 이스라엘에 명확한 근거 없이 자국 부상병 치료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주재국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이례적인 행동에 대해 선을 넘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스라엘 정부 관리는 "한 나라 대사가 주재국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뜻밖의 상황"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빅토르 리아시코 우크라이나 보건부 장관은 이스라엘에 부상병 치료를 포함한 구호를 요청했다.
이에 니트잔 호로위츠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부상병 치료 요구에 확답을 하지 않는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 군사 지원해 인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러시아의 침공 초기인 지난 3월 초, 이스라엘이 헬멧과 방탄조끼 등 방어용 장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방탄 헬멧을 쓴 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했지만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으며 서방의 대러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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