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선복량 기준 세계 2위 해운사 AP뮐러-머스크(AP Møller-Maersk)가 리쇼어링(제조업 생산시설 국내 복귀) 등 각국이 세계화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글로벌 무역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 재편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으나 무역 현황과 관련해 실질적인 변화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쇠렌 스코우 AP뮐러-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F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유럽 제조사들이 생산을 본국으로 되돌리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며 "대신 그들은 아시아 전역에서 추가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가 소비재 생산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주는 것은 단기적으로나 중기적으로나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화가 퇴색되고 있다는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진단과 다른 해석이다. FT는 금융정보업체 센티오(Sentieo)를 인용해 기업들의 회의와 투자자 브리핑에서 리쇼어링을 비롯해 가까운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니어쇼어링 등에 대한 언급 빈도가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스코우 CEO는 세계 경제 성장 정체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반기에도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늘어나며 해운 분야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든 이후 폭발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며 한 때 해운업계에 호황이 찾아왔는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정확히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짚은 것이다. 스코우 CEO는 "한번 그런 일이 일어나면 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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