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단체 'M-19' 출신
콜롬비아 높은 빈곤율과 실업율 개선 공약 내세워
콜롬비아 높은 빈곤율과 실업율 개선 공약 내세워
콜롬비아에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섭니다.
현지시간 19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개표가 90%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후보인 구스타보 페트로(62)가 50.7%의 득표율을, 경쟁자인 기업인 출신 로돌포 에르난데스(77) 후보가 47%의 득표율을 기록 중입니다.
일간 엘티엠포 등 콜롬비아 주요 언론은 "구스타보 페트로가 콜롬비아의 새 대통령"이라며 당선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페트로는 이반 두케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8월 취임하게 됩니다.
남미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입니다.
구스타보 페트로 당선인. / 사진=연합뉴스
페트로는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 몸담기도 했으며, 수도 보고타의 시장을 지낸 현직 상원의원입니다.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10년 첫 도전에선 9%를 얻어 4위에 그쳤고, 직전 2018년 대선에선 결선까지 올랐습니다. 당시 결선에선 이반 두케 현 대통령에 12%포인트 차이로 졌습니다.
페트로 당선인은 18살 때 게릴라 단체 'M-19'에 들어갔습니다. M-19는 1970년 4월 19일 대선 부정 의혹 이후 결성된 조직으로 민주주의 투쟁을 벌인 좌익 민족주의 성향의 단체였습니다. 페트로도 1986년 불법 무기 소지죄로 체포돼 18개월 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반군으로 활동한 시간보다 더 긴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정치인으로 살았지만, 과거 반세기 넘게 정부와 반군의 내전으로 신음했던 콜롬비아에서 반군 출신 대통령은 단연 화제입니다.
페트로 당선에 손을 들어올린 시민. / 사진=연합뉴스
그는 두 번의 대선 도전 실패 후 이번 대선을 마지막으로 "영원한 후보"가 될 생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금 개혁, 석탄·석유산업 축소, 부자 증세 등을 약속하며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파고들어 세 번째 대선에서 결국 승리했습니다.
현재 콜롬비아에선 빈곤율이 40%에 달하고 실업률은 11%에 이릅니다. 강력 범죄 등도 늘어나 현 상황에 변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은 상황입니다.
한편 2018년 말 이후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에서 줄줄이 좌파로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오는 10월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남미 경제 규모 상위 6개국이 처음으로 모두 좌파 정권을 맞이할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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