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자원 무기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다. 러시아는 2일(현지시간)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네온가스를 포함한 불활성가스 수출을 제한했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과 지난 3월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된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조치를 전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의 공급 경색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실리 슈팍 러시아 산업부 차관은 이날 타스통신에 "지난달 말부터 불활성가스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수출제한 품목에는 네온과 함께 아르곤, 헬륨, 크립톤, 크세논, 라돈 등 6가지 불활성가스다. 네온가스 공급량의 30%가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다고 추산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샤팍 차관은 "이번 수출 제한 결정으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당분간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며 "새로운 공급망 체계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네온가스를 중국에서 다량 수입하는 것과 동시에 반도체 희귀가스를 자체 확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 네온 생산설비를 만들었고 올해부터 고순도 네온을 생산하고 있다.
네온가스 핵심 생산국이였던 우크라이나가 전쟁 여파로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현재 네온가스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로 수입된 네온가스의 평균 가격은 ㎏당 1300달러로 전월보다 4.5배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네온가스 가격이 지난해 전체 수입가격 대비 5배로 올랐는데 한 달 만에 추가 상승한 것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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