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군의 맹공격을 받으면서 함락 위기에 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스트리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우크라이나 수비대가 러시아군을 몰아내려고 애쓰는 가운데 시내에서 격렬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도심쪽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크 시장은 "피해자수는 매시간 증가하고 있지만 길거리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사망자와 부상자수를 집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중심부로 진격했다"며 "전투는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는 10만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했지만 현재는 1만2000~1만3000명 가량의 민간인들만 남아 지하와 벙커에 대피한 상황이다.
러시아군은 이 도시의 북동쪽과 남동쪽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고 최근 몇일 동안 세베로도네츠크에 맹렬한 포격을 퍼부었다. 이 도시의 건물 90%가 파괴되고 민간인 1500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강력한 공습이 이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최근 며칠 사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투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루한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가 장악한 마지막 주요 도시이기도 하다.
인구 약 10만의 이 도시는 우크라이나군의 주 보급로가 지나는 곳으로 이곳이 러시아에 함락되면 보급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세베로도네츠크를 빼앗기면 루한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면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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