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지참금 금지법' 따라 징역 10년 선고
인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성의 남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결혼 지참금이 적다는 이유로 아내를 지속해서 학대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25일) CNN 보도에 따르면 인도 케랄라주 지방법원은 지난 24일 '지참금 금지법'에 따라 피고 키란 쿠마르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1961년부터 지참금 금지법을 만들어 지참금 요청·지불·수락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참금을 요청 또는 제공하는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이나 최대 1만 5000루피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다만 전제 조건 없이 건네는 선물은 지참금으로 간주되지 않고 합법으로 인정됩니다. 아직까지 다수의 지역에서 편법으로 지참금이 남아있는 이유입니다.
지참금 문제로 여성이 숨질 경우 남편 측의 과실이 인정되면 최소 7년 또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쿠마르는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의 아내 비스마야 나이르는 작년 6월, 집안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의대생으로 장래가 촉망됐던 나이르는 결혼 생활을 한 지 약 1년 만에 24살이라는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나이르의 가족은 결혼 전 약속대로 쿠마르에게 지참금으로 소버린 금화 100개, 땅 4000여㎡, 고급 자동차 1대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쿠마르는 차량 모델에 만족하지 못하며 더 많은 돈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쿠마르가 나이르에게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사는 "그녀는 삶의 모든 낙을 잃었다"며 "너무 절망적이었고 허탈감에 사로잡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죽기 직전에 지참금 때문에 심한 조롱을 받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나이르의 친오빠인 비지스는 지난해 있었던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동생은 춤과 여행을 좋아하는 밝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쿠마르는 지참금 문제로 여행을 다니지 못하게 하고,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고, 부모에게 전화 거는 것조차 못하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충분히 좋은 차를 사줬지만 더 크고 비싼 차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인도에서는 매년 지참금으로 인해 수많은 여성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만 약 7000명에 달하는 여성이 지참금 문제로 숨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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