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월마트에 이어 2위의 고용업체인 아마존이 직원 복지차원에서 낙태여행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 외신들은 아마존닷컴은 미국에서 낙태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자 직원들에게 최대 4000달러까지 낙태 여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집에서 100마일 이내에서 수술을 할 수 없고 가상 진료도 받을 수 없는 경우 새로운 근무수당이 적용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아마존이 밝힌 새로운 근무수당은 물류 등 아마존의 모든 직원뿐만 아니라 그들의 피부양자에게도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또 낙태뿐만 아니라 심장 관련 질환, 세포 유전자 치료, 약물 관련 치료 등도 포함한다.
아마존이 이처럼 낙태여행을 지원키로 한 것은 최근 미국에서 낙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1973년 판결로 확립된 낙태권 보장을 약 50년 만에 무효로 하겠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실제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될 경우 낙태가 제한되는 주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직원이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이동할 경우를 대비해 회사측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최근 텍사스, 오클라호마 등 일부주가 낙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낙태 여행을 지원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번달부터 낙태 여행을 위한 경비를 지원키로 했다. 텍사스가 임신 6주 내 낙태를 금지하는 법률을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씨티그룹의 직원 6만5000명 가운데 8500명이 텍사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역 기반 소셜네트워크 회사인 옐프(Yelp)도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이동하는 직원과 그들의 부양가족을 위한 경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오랫동안 직장에서 성평등을 강력히 주장해 왔으며, 여성의 건강관리권이 제한되면 양성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와 리프트는 자신의 운전자들이 여성들을 병원으로 태워줬다가 낙태를 도왔다는 이유로 기소될 경우 소송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