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 건설한 미사일 기지에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할 것이라는 분석이 재차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웹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북한이 자강도 화평군 회중리 미사일 기지에 미국까지 사거리에 두는 ICBM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영상에서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이 회중리 기지를 계속 개발해 왔으며 가장 최근위성사진을 보면 기지가 기본적으로 완공됐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을 사거리에 둔 ICBM 부대가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CSIS는 지난 2월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에서 중국 국경에서 겨우 25㎞ 떨어진 회중리 기지가 ICBM 장비를 갖춘 연대급 부대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시 부대가 배치됐다는 징후는 없으며 원인으로 기지가 미완성 이거나 미사일 제작이 마무리 되지 않았거나 훈련된 요원이 부족할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교수는 이번 영상에서 "중국이 회중리 기지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우려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을 실제 타격할 수 있는 기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북한과 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차 석좌교수는 미국이 이 기지를 선제 타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위치상 북중 접경 지역에 있어 중국의 안보 자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이 미국과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선제 조치를 고려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기지 문제는 향후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 의제에 포함돼야 하며, 미국, 한국, 일본 간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SIS는 올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도발을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4일에도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2일 함경북도 신포조선소에 대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시험을 하거나 첫 탄도미사일잠수함(SSB)을 진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