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협회, 디에고 마라도나의 유족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마라도나 유니폼을 되찾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영국과의 경기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경매로 나왔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더선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마라도나 박물관을 위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마라도나의 유족, 개인 기념품 회사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런던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마라도나의 유니폼 소유자인 전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미드필드 스티브 호지(59)에게 유니폼을 500만파운드(한화 약 78억원)에 팔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대표단에 참여한 한 아르헨티나 인사는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마라도나와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소유물을 허락 없이 경매에 부쳤다"라며 "모든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그 유니폼은 아르헨티나에 있어야 한다. 백만장자가 자신의 옷장에 전시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유니폼은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착용했던 것이다. 해당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머리가 아닌 손으로 공을 건드려 골을 넣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2대 1로 승리해 결승전에 진출했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잉글랜드와의 경기 이후 마라도나는 "조금은 신의 손에 의해, 조금은 머리에 의해 골을 넣었다"고 인터뷰해 신의 손 사건이라고 불린다.
그 경기를 뛰었던 스티브 호지는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터널에서 우연히 마라도나와 마주쳐 내 유니폼을 살짝 잡아당겼고 마라도나와 바로 유니폼을 교환했다"라며 "나는 35년 넘게 이 유니폼의 자랑스러운 소유주였다"고 말했다.
스티브 호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명과 경기를 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었다"면서 "이 유니폼은 축구계뿐만 아니라 영국,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깊은 문화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유니폼은 최근 20년 동안은 영국 맨체스터의 축구 박물관에 전시됐다가 경매에 나왔다. 경매사인 소더비측은 이 유니폼의 가치를 400만~600만파운드로 예상하고 있다. 스포츠 기념품 가운데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단은 해당 유니폼이 전반전에 착용한 것으로 신의 손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더비측은 해당 유니폼이 진품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마라도나는 지난 2020년 11월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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