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식에 美 '세컨드 젠틀맨' 사절단 파견

취임식 열흘 뒤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 방한 영향 미친 듯
상징적인 '백악관 패밀리'에 친한파 의원, 한국계 유명인 '파친코' 작가까지

미국 정부가 오는 10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때 '세컨드 젠트맨(Second Gentleman)' 축하 사절단 파견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곧 있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컨드 젠틀맨은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를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축하 사절단에는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아미 베라 하원의원도 포함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선 다음 달 곧바로 취임하는 바람에 예외가 생겼지만, 전통적으로 미국은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요인사를 사절로 파견해 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해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땐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 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각각 사절로 파견됐습니다.

백악관이 세컨드 젠틀맨을 보내기로 한 데는 취임식 열흘 후인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 대통령들의 취임식 때 사절로 방한했던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수행을 보좌해야 하므로 제외하되, 백악관 주요 인사를 보내 격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의 참석은 미국 정부 입장에서 주요 동맹인 한국에 성의를 표시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취임식 열흘 뒤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동행할 예정이고 '퍼스트 레이디'인 질 바이든 여사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관련 루마니아·슬로바키아 방문이 예정돼 있어 사절이 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의 참석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수행할 미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을 제외하고 가장 상징적인 인물을 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축하 사절에 포함된 베라 의원은 아·태소위원회 위원장이자 의회 내 한국 관련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 의장을 맡고있는 인물로 하원 외교위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친한파 의원입니다. 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TV+ 드라마의 원작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 역시 사절단에 포함됐습니다.

한편, 미국은 작년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 개회식에 질 바이든 여사를, 패럴림픽 개회식에는 세컨드 젠틀맨을 사절단으로 파견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