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성이 미국에 있는 술집에서 러시아어를 썼다는 이유로 동포에게 흉기 습격을 당했다고 뉴욕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한 술집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올레그 술리마(31)는 같은 나라 출신 안드리 멜레쉬코프(36)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술리마는 멜레쉬코프가 러시아어를 쓰는 걸 보고 그를 러시아인으로 착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뉴욕포스트는 어머니가 러시아인인 혼혈인 멜레쉬코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살다 2015년 미국으로 이주한 트럭운전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인 약 30%는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 당시 술리마는 멜레쉬코프 일행의 자리로 다가가 "러시아인처럼 보인다"고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멜레쉬코프는 자신이 우크라이나인이라고 했으나 술리마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이에 술리마는 '팔리아니치아'라는 단어를 발음해보라고 했고 그러면서 제대로 못하면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협박했다.
술리마가 '팔리아니치아'를 발음하라고 한 것은 러시아인이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팔리아니치아'는 우크라이나 빵이다.
멜레쉬코프의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후 술리마는 맥주병 2개를 깬 뒤 유리 파편을 손에 쥐고 상대방을 공격했다.
술리마가 휘두른 흉기로 멜레쉬코프는 얼굴과 목 등에 부상일 입고 17바늘을 꿰맸다.
그는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나를 밀어내고 도망갈 줄 알았는데 돌진해서 목을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구급대원들이 '운이 좋았다'며 상처가 경동맥을 살짝 비껴갔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포스트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버나디노의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 센터 소장인 브라이언 레빈 교수는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주로 유럽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북미 전역에서도 적지 않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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