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도소의 한 여성 교도관이 살인죄로 수감중이던 죄수와 함께 도주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뉴욕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앨라바마 로더데일 카운티 보안관실은 해당 지역 교정 담당 부관장인 비키 화이트(56)가 수감자 케이시 콜 화이트(38)와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최근 로더데일 카운티 교도소에서 수감자들로부터 해당 정보를 받았고, 자체적인 수사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안관실은 비키 화이트에 대해 1급 탈출을 허용하거나 도운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보안관실은 "그녀가 자진해서 참여했는지, 강요를 받았는지, 협박을 받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라면서 "다만 그녀가 탈옥을 도운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비키 화이트는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이송하는 업무를 주로 맡았다. 그는 지난달 29일 정신 감정을 위해 법원으로 수감자인 케이시 콜 화이트를 이송하겠다며 그를 교도소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교도소는 곧 그런 일정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차량을 인근 쇼핑센터 주차장에 버리고 사라진 뒤였다. 비키 화이트는 이 사건 직전 사직서를 제출했고 범행 당일은 그의 마지막 출근일이었다. 그녀의 자택도 범행 12일 전에 매각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의 행방에 대한 정보에 대해 1만달러(한화 약 126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수감자였던 케이시 콜 화이트는 지난 2015년 살인죄로 7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었다. 그러다 2020년 두 건의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였다. 그해에는 탈옥을 위한 인질극을 시도하기 위해 칼을 만들었다가 교정당국에 적발된 이력도 있다.
릭 싱글턴 보안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키 화이트는 모범적인 직원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배신에 대해 동료들은 모두 망연자실하고 있다"라며 "그녀가 협박과 강압에 못 이겨 이런 일을 저질렀을 것이란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시 콜 화이트의 탈옥 소식에 과거 피해자 가족들은 공포에 빠졌다.
2015년 자택을 침입한 케이시 콜 화이트로부터 흉기에 찔려 사망한 피해자 코니 리지웨이의 아들인 오스틴 리지웨이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완전히 날벼락이다"라며 "그는 매우 위험한 사람으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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