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전부터 연인…전쟁으로 키이우 떠나 미국 망명 계획
러시아인 미 입국 불가…우크라인만 인도주의 차원 입국 가능
입국 위해 국경도시에서 조촐한 결혼…"행복하다"
러시아인 미 입국 불가…우크라인만 인도주의 차원 입국 가능
입국 위해 국경도시에서 조촐한 결혼…"행복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함께 탈출한 러시아 남성과 우크라이나 여성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정식으로 부부가 됐습니다.
텔레문도 등 멕시코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 티후아나에서 우크라이나 여성 다리아 사크니우크와 러시아 남성 세멘 보브로프스키가 결혼했습니다.
낯선 타국의 등기소에서 가족, 친구도 없이 조촐하게 치러진 결혼식이었으나 결혼증명서를 손에 든 두 사람은 "행복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둘은 3년 반 전부터 연인이었고,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악화하자 미국으로 가기 위해 함께 탈출했습니다.
여러 도시를 거치는 6일 간의 긴 여정 끝에 2주 전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했지만 둘이 함께 미 국경을 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전쟁 후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입국 허가를 내리고 있지만, 러시아인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인이 미국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하려면 미국 내 가족이 필요합니다.
이에 두 사람은 멕시코에서 결혼하기로 결심했고, 티후아나 지방정부와 이주민 지원단체 등의 도움으로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 등을 확보해 정식 부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신랑 보브로프스키는 멕시코 언론들에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여기 이렇게 오게 됐다"며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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