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납치·고문·살인 등으로 악명 높은 체첸 부대
우크라 전쟁 참전…실제 전투서 힘 못 쓴다는 평가도
우크라 전쟁 참전…실제 전투서 힘 못 쓴다는 평가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충성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진 람잔 카디로프(46) 체첸공화국 수장. 카디로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벌인 전쟁에서 자신의 높은 악명을 바탕으로 푸틴의 충신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전투에서는 힘을 못 쓰는 모습입니다.
카디로프는 지난 2월 24일 전쟁이 일어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자신의 SNS인 텔레그램 채널(구독자 159만명)에 우크라이나에 보낸 체첸 부대의 성과를 찬양하고, 러시아의 침공을 옹호하는 글을 100여개 이상 게시하고 있습니다.
카디로프는 지난달 13일에는 "수도 키이우 인근에 체첸 부대와 함께 있다"는 영상을 올렸고, 지난달 29일에는 가장 치열한 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마리우폴에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카디로프는 자신의 자녀 12명 가운데 10대 아들 3명과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에 동행했습니다. 이중 한 명인 아담(14)은 카디로프가 부상 당한 부하 상태를 보기 위해 마리우풀 병원에 간 영상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카디로프가 등장하는 영상은 대체로 실내에서 촬영됐기에 그가 실제 최전선에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카디로프가 이번 전쟁에서 세운 공로를 인정하며 육군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시켰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카디로프가 이끄는 체첸 부대가 선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카디로프와 그의 부대가 극악무도하다고 알려져 공포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체첸 군인들이 지난 3월 29일 수도 그로즈니에 모인 모습 / 사진=연합뉴스
민간인 납치, 고문, 살인 등으로 악명이 높은 카디로프와 그의 부대는 각종 인권 유린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때문에 이들의 참전이 러시아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디로프의 체첸 부대를 두고 '비장의 카드'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CNN은 "카디로프와 그의 병사들이 무시무시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암살을 위해 온 체첸 특수 부대는 무력화됐습니다. 수도 키이우 서쪽 부차에서 파괴된 대규모 차량도 체첸 부속으로 확인됐으며, 전쟁 초기 호스토멜 공항에 착륙하려던 체첸 병사들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수백명이 숨졌습니다.
이에 체첸 부대에 여러 해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전투에 뛰어난 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프랑스 르피가로는 "체첸의 민병대는 주로 전투보다는 헌병 임무를 했다"라며 "2017년 시리아 전쟁 때도 헌병대대로 파병됐다"고 했습니다.
또 체첸 부대가 최전방에서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이들의 악명을 활용, 우크라이나군을 겁주려는 선전전에 이용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가디언은 "카디로프가 올린 영상 다수는 최전선에서 촬영되지 않았다"며 "체첸군의 존재 이유는 전장에 두려움을 퍼뜨리는 데 방점이 찍힌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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