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지면서 탈영에 이어 상관을 살해하는 '하극상'까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더 타임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병사가 상관을 고의로 공격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러시아 지휘관이 부대원에 의해 고의로 살해당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한 언론인은 제37 독립 근위차량 소총여단의 유리 메드베데프 대령(여단장)이 탱크에 치여 숨졌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해당 언론인은 키이우 서쪽 마카리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 부대는 병력의 절반을 잃었다.
동료 사망 등에 분노한 한 부대원이 적당한 틈을 봐서 옆에 있던 메드베데프 여단장을 탱크로 치었다. 메드베데프 여단장은 두 다리를 다쳐 벨라루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가디언은 메드베데프 여단장이 탱크에 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있지만 사망은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군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의 병력 중 6분의 1이나 5분의 1이 '전투불능' 상태에 놓였다고 여긴다.
군용 차량을 버리고 달아나는 탈영도 잇따르는 것도 사기 저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빠른 시일에 끝날 것이라 여겼지만 제대로 보급품이 제공되지 않는데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결사항전이 이어지자 러시아군이 동요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은 러시아 병사가 격렬하게 불평하는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병사는 부대원 절반이 동상에 걸렸는데 치료해줄 생각도 하지 않고, 방탄조끼도 부실하다고 상관에 얘기했지만 오히려 강인해져야 한다는 답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해 며칠동안 같이 다녀야 했다며 체첸에서도 상황이 이렇지는 않았다고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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