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한달 가까이 흐른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매일 올리는 동영상 속 옷차림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SNS를 통해 매일 우크라이나 상황을 전세계에 전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번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영상에 나온다.
이에 대해 패션평론가 바네사 프리드먼은 NYT 기고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티셔츠가 우크라이나 국민의 힘과 애국심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한 국가의 정상인 그가 군 통수권자로서 격식을 차린 옷차림을 고수했을 수도 있었지만 자연스러운 옷차림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프리드먼은 "그가 티셔츠 차림을 선택한 것은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과 연대하겠다는 분명한 표현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배우 출신이기 때문에 의상의 중요성을 잘 안다고 했다.
심지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을 통해 유럽 의회와 영국 의회, 미국 의회와 연설 할 때도 늘 같은 옷차림으로 등장한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 정상들 앞에서 편한 옷차림을 한 것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리드먼은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변하는 것으로 존중과 충성의 표시"라며 "무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평범한 옷차림은 최근 명품 옷을 입고 대중 앞에 등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며 더욱 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치장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2000만원에 가까운 명품 패딩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이 18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축하 콘서트에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인 '로로피아나' 제품을 입고 나왔다고 전했다. 이 패딩의 가격은 약 16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또 푸틴 대통령이 로로피아나 패딩 속에 입은 흰색 목폴라 역시 이탈리아 브랜드 '키튼'의 제품으로, 가격은 2400파운드(약 383만원)가량이라고 데일리 메일은 말했다.데일리 메일은 "러시아 시민들이 빈곤을 겪고 있을 때 푸틴 대통령은 1만200 파운드짜리 디자이너 재킷을 입고 '모든 러시아인들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로로피아나 재킷은 러시아 화폐로 환산하면 150만 루블 정도"라며 "지난해 러시아인들의 평균 연봉은 67만8000루블(약 791만원)로, 푸틴 대통령의 재킷 값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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