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받고 격리된 호텔에서 제공된 식단, 5일째 똑같아
독일 대표팀도 격리시설 비판 "비위생적이며 식사 제공도 제때 X"
핀란드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는 이유 없이 격리됐다는 주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중국의 가혹한 격리 방식과 열악한 격리시설을 폭로했습니다.독일 대표팀도 격리시설 비판 "비위생적이며 식사 제공도 제때 X"
핀란드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는 이유 없이 격리됐다는 주장도
뿐만 아니라 대회 측의 미숙한 경기 운영에 대한 비판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바이애슬론 대표팀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는 지난 3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격리 호텔의 열악한 상황을 폭로했습니다.
바스네초바는 중국 입국 후 받은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지정된 격리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5일째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고 있는 음식"이라며 자신에게 제공된 도시락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사진 속에는 적은 양의 파스타와 소스, 작은 감자, 흰 살 고기 등과 양갈비처럼 보이는 마른 고기 등이 도시락 용기에 담겨있었습니다.
바스네초바는 "다른 음식은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파스타만으로 버텼다"고 토로했습니다.
같은 호텔인데 다른 식단? 선수단 의사에겐 양질의 식사 제공
또 다른 문제는 같은 호텔에 격리 중엔 다른 인원에겐 바스네초바의 식단보다 훨씬 더 나은 식단이 제공됐다는 점입니다.
바스네초바는 "같은 호텔 2층 아래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선수단 의사는 다른 식단을 받았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선수단 의사는 볶음밥과 샐러드, 토마토계란볶음, 프로콜리가 곁들여져 있는 새우, 포도와 키위, 오렌지 등의 과일이 포함된 식단을 제공받았습니다.
바스네초바는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스네초바의 말에 빠르면 격리호텔의 각 방문에 걸린 개인 신상 안내카드가 선수의 경우 종이로, 선수단 스태프나 취재진의 경우 플라스틱 카드로 구분돼있다며 왜 이런 구분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폭로 이후 바스네초바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대신 러시아 바이애슬론 팀의 대변인이 연어, 오이, 소시지, 요거트 등이 포함된 바스네초바의 개선된 식단 사진을 5일 공개했습니다.
격리호텔에 대한 불만은 다른 선수단에서도 나왔습니다.
독일 노르딕 복합 경기 선수 에리크 프렌첼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격리호텔에 머물렀습니다. 이에 디르크 시멜페니흐 선수단 단장은 "방이 너무 작고 비위생적이며 식사 제공이 제때 되지 않았다"며 비판했습니다.
격리 과정∙해제도 혼란…격리 해제 선수 태우고 또 다른 격리 호텔로 이동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된 선수들은 PCR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 판정을 받아야 격리 해제를 받고 선수촌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세한 설명을 전달받지 못해 혼란에 빠진 선수도 있었습니다.
벨기에 여자 스켈레톤 대표팀 선수 킴 메일레만스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가 사흘 동안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 해제됐습니다.
하지만 메일레만스를 태운 앰뷸런스는 옌칭의 선수촌이 아닌 또 다른 격리 호텔로 향했습니다. 이에 메일레만스는 지난 2일 눈물을 흘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서 조치를 취하면서 그는 하루 만에 선수촌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 선수단 측에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마르코 안틸라 선수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격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핀란드 선수단 의사는 "의학적 관점에서 안틸라는 전염성이 없는 상태"라며 "대회 측의 격리 방식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문화적∙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융통성 없는 경기 운영도 속속 등장
경기 운영에 대한 비판도 등장했습니다.
스웨덴 대표단은 대회 측에 크로스컨트리 대회 시간을 오후 4시에서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5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15km 스키애슬론에 출전한 프리다 칼손이 반환점에서 추위 때문에 탈진해 쓰러질 뻔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제스키연맹(FIS)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영하 20도 이하 날씨에는 경기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스키 종목 경기가 치러지는 허베이성 장자커우 산의 지난 5일 기온은 영하 13도였습니다. 하지만 강풍까지 불며 선수들의 실제 체감온도는 훨씬 낮았습니다.
스웨덴 대표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바람의 영향도 반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온이 영하 17라도 바람이 많이 불면 영하 35도나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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