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태평양전쟁 당시 전쟁 물자 확보지로 활용…조선인 1천 명 강제노역
한국 의식해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 검토"
한국 의식해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 검토"
일본 정부가 한국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사도(佐渡)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 문제를 놓고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나즈미 히데요(花角英世) 니가타(新潟)현 지사 일행은 전날 주무 부처인 문부과학성(문부성)을 방문해 스에마쓰 신스케(末松信介) 문부과학상을 만났습니다.
하나즈미 지사는 이 자리에서 니가타현에 소재한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유네스코에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고, 스에마쓰 문부상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말하는데 그쳤다고 전했습니다.
하나즈미 지사는 스에마쓰 문부상을 만나고 나서 취재진에게 "'종합적인 검토'란 것이 어떤 내용(의미)인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일본 정부가) 늘 해오던 대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부과학상과 문화청 장관의 자문기구인 문화심의회는 내년 등재를 목표로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 후보로 지난달 28일 선정했습니다. 내년 등재 목표 일정에 맞추려면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까지 유네스코에 추천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달 28일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해 한국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는 주조 가즈오 주한 일본공보문화원장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문화청은 문화심의회의 추천 후보 선정에 대해 "선정은 추천 결정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이례적인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인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던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국 정부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기간에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활용된 사도광산은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이었습니다. 당시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한 조선인은 1천 명 이상이었으며, 이들이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일본 공문서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일본 문화심의회의 추천 후보 선정 결정이 내려진 당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노역이 이루어진 장소가 이에 대한 충분한 서술 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지 않도록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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