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함락 이틀 전 여행 간 대학생 탈출
“신중했어야” vs “단순 기록용” 갑론을박
“신중했어야” vs “단순 기록용” 갑론을박
한 영국 대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에 가보고 싶었다”며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여행 갔다가 영국 군용기로 탈출한 가운데 기내 안에서 그의 행동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7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마일스 로틀리지(21)는 군용기 내부에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이를 SNS에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나는 이제 두바이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영국군 감사하다”는 글도 게재했습니다.
영상에는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피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앉지 못한 이들은 안전 장비를 착용한 채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그런데 절박한 심정으로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한 아프간인들 사이에서 그가 몰래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자랑하듯 SNS에 게시한 점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현지 누리꾼들은 “위험한 곳 여행하고 싶었다면 탈레반과 사진을 찍지 그랬냐”, “아프간의 여성이나 아이의 자리를 하나 빼앗았다” 며 마일스의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국민 탈출이 우선이다”, “단순히 기록용인 것 같다”라며 비판받을 만한 행동은 아닌 것 같다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전날 카불 공항에서는 비행기에 매달려 탈출을 시도하던 시민들이 활주로에 추락해 숨지는 등의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또 비행기 이륙 후 땅으로 떨어지는 물체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미군 관계자에 의하면 최소 3명의 인원이 수송기에 매달렸다 떨어져 숨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편, 영국 버밍엄 출신인 마일스는 런던이나 스페인 같은 곳은 지루하다며, 구글 검색 결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10개국 중 1위인 아프가니스탄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지난 5월 아프간 여행 불가 공지를 내렸지만 그는 구매한 항공권을 환불받지 못하게 되자 이를 무시하고 아프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도착 이틀 후 카불은 탈레반에 의해 함락됐습니다. 마일스는 “주 아프간 영국 대사관이 나를 두고 떠났다”며 “나는 이제 죽음을 각오했다”며 SNS를 통해 친구들에게 자신의 소식을 전해 해당 사연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영국군은 이틀간 카불에서 총 370명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또 전날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난민 5,000명을 수용한 뒤 향후 5년간 총 2만 명의 난민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