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크리스 사건을 '시범 케이스'로 삼은 것"
중국 연예산업 팬덤 문화 본격적으로 통제하나
중국 연예산업 팬덤 문화 본격적으로 통제하나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공안에 체포된 아이돌 그룹 '엑소'(EXO) 출신 크리스(31·중국명 우이판)가 중형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가 중국 당국의 '대중 참여 억제'를 위한 시범 케이스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아이돌 팬 문화와 관련된 산업은 중국 내에서 규모가 크고 대충의 참여와 표현이 허용된 몇 안되는 창구였으나, 중국 당국이 지난 6월부터 이를 통제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이 크리스 사건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아이돌 팬클럽의 영향력이 중국 공산당보다 더 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후로 모든 사회 부분을 완벽하게 통제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 중국 아이돌 팬클럽은 치외법권 지대에 있었고, 중국 당국은 통제되지 않던 팬덤 문화를 무너트리기 위해 크리스의 성폭행 혐의 논란을 '시범 케이스'로 삼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CMP는 중국이 이 같은 작업을 2달 전부터 시작했으며, "미성년자 성폭행은 중국에서 사형을 선고할 수 있을 정도로 중죄이기 때문에 크리스 사건이 시범케이스로 채택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앞으로 당국이 연예산업의 팬덤 문화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보이스' 설립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루핀도 중국 당국이 지난 10년간 팬덤 문화를 허용했던 것은 대부분 비정치적이고, 젊은이들의 애국심 증진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며 "팬클럽은 여전히 무해하고 비정치적이지만, 공산당은 모든사람들에 대한 통제를 원한다"고 SCMP의 분석에 동조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는 지난 2개월간 아이돌 팬클럽과 기획사와 관련된 SNS 단속 작업을 통해 15만 건 이상의 메시지를 삭제하고 4000개가 넘는 SNS 계정을 삭제하는 등, 아이돌 팬덤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SCMP는 연예산업 관계자의 말을 빌려 SNS를 통해 트래픽 상승의 효과를 누리던 아이돌 팬덤이 크리스 사건으로 인해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댓글 달기 캠페인,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스타 파워 랭킹 리스트' 등 인터넷을 통해 팬덤 활동이 지속되고 있던 중국 사회에서 크리스의 추락은 "'최고 트래픽 스타들'의 황금기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광저우 중산대의 천춘 연구원은 "모든 사회가 연예 산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또 연예 산업에 막대한 돈이 걸려있어 중국 당국의 단속이 목표를 달성할지는 모르겠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크리스는 크리스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여성 두메이주의 폭로로 인해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중국 공안은 자택에서 파티를 연 크리스와 두메이주 간의 성관계가 있었음을 확인했고, 추가로 24명의 여성이 크리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자 크리스를 형사 구류했습니다.
중국의 형사구류는 한국의 체포에 해당하는 인신 구속 조치로, 공안이 형사 구류를 한 피의자가 이후 혐의를 벗는 사례는 드뭅니다. 이에 크리스는 강간죄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