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타트업의 증시 상장이 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스타트업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고 독일 정부 자문그룹이 권고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의 스타트업 관련 자문그룹은 "독일 스타트업의 IPO"라는 제목의 11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독일 금융 관련 언론이 젊은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행태가 널리 퍼져있다고 비판했다.
29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자문그룹은 2017년 상장한 배달 온라인 서비스 제공업체 딜리버리히어로에 대해 언론이 적자 상태에 빠져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점이 좋지 않은 효과를 초래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독일 연방 경제부 홈페이지에 몇 주 동안 게시된 이 보고서는 독일 정부가 "편향된 명예훼손성 기사를 피하기 위한 규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금융 전문 언론은 대형 언론이 다루지 않은 소규모 기업공개(IPO)를 게재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 관련 블로거의 경우 법적으로 자신의 신원을 공개해 거짓 주장과 모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IPO 당시 독일 언론의 비판을 받은 딜리버리히어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보고서가 논란이 되자 피터 알트마이어 경제부 장관은 13일 보고서를 삭제했다. 이후 보고서 작성자 중 한 명인 독일 벤처자본가 크리스토프 게틀링거는 자문그룹에서 나가겠다고 밝혔다.알트마이어 장관은 "언론의 자유는 기본권이며, 우리는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에서는 4월 게재된 논문의 존재를 13일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FT는 자문그룹의 이같은 권고가 독일 온라인 결제 스타트업 와이어카드의 붕괴로 이어진 FT의 사기 폭로 때문에 나왔다고 밝혔다. FT의 잇따른 보도가 독일 정부와 금융 규제기관에 계속 파문을 일으키자 독일 금융감독청은 FT 기자를 형사 고발했고, 또 다른 기자를 상대로는 손해 배송을 청구했다고 FT는 전했다. 뮌헨 검찰도 두 명의 기자에 대한 범죄 조사를 진행하다 와이어카드가 파산을 신청하자 조사를 중단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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