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6일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전화통화하고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기대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선임된 미중 대북문제 대표가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은 앞으로 소통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성 김 대표는 이날 류 대표와 통화를 하고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대화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중국의 지렛대 역할을 기대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5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특별대표로 깜짝 지명된 성 김 대표는 지난 달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 외교안보통일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 대북정책을 조율하면서 "우리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반응해오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으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잘못 가진 기대는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류 대표는 성 김 대표와의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설명하면서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병행 추진) 원칙을 재천명했다. 단계적이면서 동시적인 원칙에 따른 정치적인 한반도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이다. 류 대표는 "미국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관심사를 중시하고 남북화해 협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 등 적성국에 가하는 징벌적 제재 정책의 개편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단독으로 제재하는 것에 따른 부수적인 피해를 막고 동맹국들과의 외교적인 협력을 통해 적절한 제재 수위를 설정하겠다는 취지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의 광범위한 제재 정책 재검토는 거의 완료된 상태로, 올여름이 끝날 때쯤 새 정책이 나올 전망"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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