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폭증세의 주요 원인이 '이중 변이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서는 영국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이중 변이 바이러스(공식 명칭 B.1.617)가 퍼진 상태다.
B.1.617은 E484Q(남아공, 브라질 등에서 발견된 E484K 변이와 유사)와 L452R(미국 캘리포니아발 변이)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 바이러스다.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처음으로 보고됐으며 이 같은 조합으로 이뤄진 코로나19 변이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보건부는 지난달 말에서야 변이 바이러스 E484Q와 L452R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가 발견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아직 이중 변이 바이러스의 존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마리아 밴 커코브(Maria Van Kerkhove) 세계보건기구(WHO) 기술팀장은 16일(현지시간) "(바이러스가) 두 변이를 함께 가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이 변이는 전염력을 높이고 (항체) 중화 반응을 약화시키며 백신의 바이러스 억제 능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누라그 아그라왈(Anurag Agrawal) 국립 과학산업연구위원회의 유전체학 연구소장에 따르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일부 지역에서는 감염자의 60% 이상에서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만약 인도의 새 변이 바이러스가 면역 회피 작용을 보인다면 인도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인도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국가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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