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의 일부 부유층이 백신 접종 '새치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현지 시각 18일 "코로나 백신이 출시되자 부자들이 앞다퉈 백신을 찾고 있다"며 "부유층은 백신을 먼저 맞기 위해 현금 수만 달러를 주겠다고 하면서 의사들을 매일 괴롭히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방정부가 의료 종사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필수업종 근로자, 고령의 기저질환자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기준을 마련했지만, 부자들이 병원에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접종 순위를 앞당겨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백신을 확보한 LA 시더사이나이 메디컬센터의 제프 톨 박사는 최근 한 부유층 고객으로부터 "2만5천 달러(약 2천750만 원)를 병원에 기부한다면 백신 접종 순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겠느냐는 문의를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톨 박사는 고객들에게 백신 접종 새치기는 절대 안 된다고 답변했지만, "그들은 수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유층 고객을 전담하는 '컨시어지 닥터' 사무실에는 백신 우선 접종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으며 이들 병원은 백신이 일반인에게 풀리는 순간을 대비해 고객들을 우선 대기 명단에 올리고 있다고 LAT는 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에싼 알리 박사는 "메일 수백 통의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병원은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 등 유명 연예인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치료 비용은 최대 1만 달러(약 1천100만 원)에 달합니다.
할리우드의 부유층 연예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한 병원의 의사는 "고객들은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리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백신을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습니다.
부자 고객들의 성화에 일부 병원들은 특수 냉동고 등 백신 보관 시설도 일찌감치 확보했습니다.
고급 부티크 병원 운영업체 솔리스헬스의 앤드루 올라나우 대표는 "백신이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는 냉동고를 찾기 시작했다"며 6개의 초저온 냉동고를 6주 전에 이미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방정부와 각 주(州) 정부가 백신 접종 순위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지만, 부유층이 모호한 백신 접종 기준과 연줄을 활용해 다른 일반인보다 빨리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글렌 엘리스 터스키기대 생명윤리학 박사는 "필수산업 종사자와 고령의 기저질환자에게 백신을 먼저 접종하겠다는 방침은 거대한 회색지대와 같다"며 "충분한 돈과 영향력을 가진 부유층은 이 기준에 부합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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