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그림에 먹물 뿌려 정신병원행…"감시 못 견디겠다"

2년 전 정치구호가 적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 간판에 먹물을 끼얹은 혐의로 구속돼 정신병원에 강제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인 여성이 트위터를 통해 "감시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고 붕괴 직전에 처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여성이 심경을 토로하는 2분짜리 영상의 원본은 곧 삭제됐지만 이미 다른 트위터 계정을 통해 널리 퍼져나간 상태입니다.

오늘(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8년 8월 시 주석의 초상화에 먹물을 끼얹는 모습을 스스로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가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둥야오충(董瑤瓊·31)은 그제(30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그들이 나를 병원에 다시 가둬도, 그것이 영원히 감금된다는 것을 의미하더라도, 나는 더 이상 그들이 두렵지 않기 때문에 트위터를 통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구속된 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2년여만입니다.

그는 지난 여름 병원에서 퇴원했으며, 자신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직업이나 친구를 선택할 자유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안전하지만 언론과 접촉이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나를 협박하지 않지만 아버지를 비롯해 내 모든 인간관계를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이판사판이다. 더 이상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한 감시를 견딜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구속된 후 두 차례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을 당했습니다.

그 사이 둥야오충의 부모는 이혼했으며, 그간 딸의 구명운동을 펼첬던 그의 아버지는 현재 딸과 접촉이 차단돼 있습니다.

둥야오충의 친구에 따르면 경찰이 어제(1일) 그의 집을 방문한 후 둥야오충이 트위터에 올린 대부분의 내용이 삭제됐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SCMP에 "나도 감시를 받고 있고 딸과 연락을 하려고 할 때마다 경찰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는다"면서 "내 딸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나는 딸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말을 하고 싸우려 용기를 낸 것에 감탄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