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미국 대선의 당선인 확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새벽 서로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 일부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급증에 따라 개표가 지연되면서 당선인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 후보가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함에 따라 미국은 대선 결과를 놓고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서로 개표방식이나 결과를 놓고 불복하며 소송전에 나설 경우 '당선인 공백'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 중 5개 주에서 앞서고 있거나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14.7%포인트(66% 개표기준), 미시간 8.4%포인트(61% 개표기준), 위스콘신 3.8%포인트(77% 개표 기준) 앞서고 있다.
남부 경합주인 선벨트 3개 주 중 플로리다에서도 승리했으며 노스캘로라이나에서도 앞서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선벨트 중 애리조나 1곳에서 승리했다.
문제는 러스트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개표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3곳은 선벨트 3개 주와 달리 우편투표의 신속한 개표를 위한 사전 작업을 허용하지 않는 곳이다.
따라서 투표 종료 후 현장투표를 먼저 개표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우편투표와 현장투표를 같이 개표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우편 투표가 급증하고 있어 예년 대선에 비해 개표 완료까지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린다.
더욱이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개표율이 올라갈수록 트럼프 대통령과 격차를 줄일 공산이 크다.
따라서 외신들도 러스벨트를 경합주로 분류하고 신중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각자 입장을 내고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0시 40분께 입장을 발표하고 자신이 대선 승리로 가고 있고 본다며 개표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입장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윗에 "우리는 크게 이기고 있다. 하지만 그들(민주당)이 지금 선거를 훔치려 한다.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투표소가 닫으면 투표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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