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일하게 전국지로 발행되는 일간지인 'USA 투데이'가 1982년 창간 후 처음으로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편향성을 미치지 않고자 대선 막판에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내는 미국 언론들의 관행을 거부해왔다.
신문이 창간 40여년만에 지지선언을 한 후보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USA 투데이는 "이번 지지선언이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이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USA 투데이 편집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을 뽑아라.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를 거부하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창간 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90% 이상 유권자들이 바이든 혹은 트럼프 가운데 지지후보를 결정했다"며 "우리의 사설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위한 것이자 트럼프 지지를 결정한 유권자들 가운데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의구심이 남아 있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공개지지 사설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렸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2만 건 이상의 거짓과 왜곡된 발언을 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으며 인종차별의 공포를 퍼뜨리고 공화당 성향 주(州)의 지도자로 (분열적) 통치를 해왔다"고 규정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의 50년 정치 이력을 환기시키며 "우리는 미국의 초당적 정신을, 서로 함께 일하는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바이든 후보는 이 혼돈에서 미국을 끌어내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USA 투데이와 함께 대선 국면에서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하지 않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사설과 기고문에서 바이든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지지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928년 허버트 후버(제31대 대통령·1929~1933년)를 향해 공개지지를 드러낸 후 지금까지 90년 넘게 공개지지를 하지 않다가 최근 미국 합동특수전사령관을 지낸 윌리엄 맥레이븐의 "나는 바이든에게 투표했다(I voted for Joe Biden.)"는 기고문을 실었다.
해당 기고문의 타이틀은 "바이든이 미국을 다시 선도하게 만들 것(Biden Will Make America Lead Again)"으로, 타 언론사들이 특정후보 공개 지지선언 때 고심하며 만드는 담대한 느낌의 제목들과 닮아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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