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오늘(24일) 오는 11월 미 대선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던지며 대선 패배 시 불복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친정인 공화당이 역풍을 우려해 수습에 나서고 백악관 대변인까지 대선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입에서는 이 말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승리할 때에만 대선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우리는 (우편)투표용지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것은 완전한 대사기"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우편투표를 전면적으로 확대할 경우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존 주장의 연장선에 있는 말입니다.
그는 이어 한 지역의 쓰레기통에서 8장의 우편투표 용지를 찾아내고 강에서 많은 용지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한 뒤 해당 투표용지는 자신을 찍은 표였다는 식으로 주장했습니다.
앞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9장의 폐기된 투표용지가 발견됐습니다. 주 연방검찰은 9장 중 7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었고 나머지 2장은 누구를 지지하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조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선거가 공정(honest)하기를 확실히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이 모든 상황에서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며 우편투표와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을 거듭 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대선 이후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할 것"이라고 반응했습니다.
이는 개표 결과가 패배로 나올 경우 소송전을 불사하며 불복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말하기를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결정하면 바이든이 이기는 것이라고 한다. 동의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이 투표용지들은 공포스러운 쇼"라며 민주당이 우편투표로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놀란 공화당조차 평화로운 권력이양이 이뤄질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불복 가능성을 거둬들이지 않고 '마이웨이'식 발언을 고수하는 셈입니다.
상원은 이날 평화로운 권력이양 지지를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방어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매커내니 대변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때만 결과가 합법적이냐는 후속 질문엔 즉답하지 않은 채 같은 대답을 반복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선거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한 선거결과가 될 수 있음을 또다시 시사했다"며 "이 발언은 공화당이 질서있는 권력 이양을 약속하며 하루를 보낸 것과 다른 어조였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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