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다큐멘터리에서 축구선수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발언을 단순히 '고함'(SHOUTING)으로 번역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마존 측은 14일 공개된 본 영상에서는 손흥민의 발언을 제대로 자막처리 했으나, 유튜브 등에 올라와 있는 예고편에서는 여전히 '고함'이라는 자막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1일 유튜브와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다큐멘터리 '모 아니면 도 : 토트넘 홋스퍼'(All or Nothing: Tottenham Hotspur) 에피소드 7~9화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이 중 지난 7월 6일(현지 시각) 치러진 경기 하프타임 도중 토트넘 라커룸에서 프랑스 출신 골키퍼 위고 요리스(34·토트넘 홋스퍼)와 손흥민이 수비 가담 여부를 두고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논란이 됐다.
라커룸 안에서 요리스는 손흥민이 수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화를 냈다. 그러면서 "너나 해리, 루카스 다 똑같다"라며 "1분 남았는데 팀과 목표를 위해 뛰어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요리스의 발언은 그대로 자막에 반영됐다.
손흥민은 그런 요리스에게 "대체 뭐가 문제냐. 넌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나는 널 존중했다"(What's wrong with you? What's your respect on me? I respect you)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발언은 '고함'(SHOUTING)이라는 단어로만 번역됐다.
이후 동료 선수 서지 오리에(27·토트넘 홋스퍼)가 프랑스어로 한 발언은 "괜찮다(It's fine)"라는 영어 자막으로 처리됐다.
해당 영상을 접한 국내외 누리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누리꾼(mreasy**)은 "나는 한국인이 아닌데도 손흥민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것은 그냥 '고함'이 아니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활발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런 식으로 차별대우 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sonn****) 역시 "손흥민이 하는 말이 그냥 ’고함’으로 들린다면, 아마존은 영어 듣기 실력을 좀 더 기를 필요가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한 한국 팬(flxh****)은 "수비수도 아닌 팀 동료 한 명을 콕 집어 중계 카메라가 위치한 경기장 위에서부터 화풀이하는 요리스, 그리고 그 이후의 장면을 내보내며 손흥민의 반박만을 ’고함’ 처리한 아마존, 둘 다 인종 차별자"라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손흥민 외에도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강인(19·발렌시아) 역시 미디어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 누리꾼이 분노하고 있다. 스페인의 유력 매체 '아스'는 지난 11일자 표지에서 라리가 유망주를 캐리커처로 묘사했다. 이 중 표지에 등장한 8명의 선수 중 이강인과 비야레알 소속의 일본 선수 구보 다케후사 2명만 눈이 찢어진 것으로 그려져 '동양인 비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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