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주택이 많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역대급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현지시간으로 오늘(2일) 미 부동산 업체 더글러스엘리먼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2분기 맨해튼 아파트 매매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54%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최소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라고 더글러스엘리먼은 밝혔습니다. 가장 최근인 6월 아파트 매매건수만 보면 지난해 6월보다 무려 76% 줄었습니다.
2분기에 거래된 맨해튼 아파트 중위가격은 작년 2분기보다 17.7% 떨어진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10년 만의 최대폭 하락이었습니다.
지난 분기 맨해튼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서울에서 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값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국민은행의 6월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11개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1억6천345만 원이었습니다.
다만 뉴욕에서 코로나19 급증세가 꺾이고 단계별 경제 정상화가 시작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NYT는 2분기 '셧다운' 탓에 아파트 내부를 직접 보기 어려웠던 잠재적 구매자들의 억눌린 수요가 3분기에는 매매시장 회복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변수는 코로나19로 달라진 주택 수요자들의 취향이었습니다. 야외 공간과 '홈 오피스'를 갖춘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급증하는 반면 엘리베이터나 로비에서 다른 입주민과 접촉할 가능성이 큰 대형 아파트는 잘 팔리지 않는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했습니다.
부동산중개업체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의 베스 프리드먼 대표는 NYT에 "학교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렸다"면서 만약 가을 학기에도 원격수업이 계속된다면 맨해튼을 떠났던 학부모들이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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