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탓' 하는 중국…3만 수입식품 표본엔 바이러스 없었다

중국 베이징의 신파디(新發地)시장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수입 식품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지만 바이러스 오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늘(19일)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 해당)가 올린 인터넷 홈페이지 공고를 보면, 중국 전역 세관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수입 해산물, 육류, 채소, 과일, 가공식품에서 표본 총 3만2천174개를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습니다.

식품 자체와 외부 포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베이징 집단 감염 사태의 진원지인 신파디 시장의 수입 연어를 썰던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을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최근 수입 식품류 전반에 관한 검역 강도를 높인 가운데 중국의 연어 수입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연어 수출업자들은 이미 중국으로 연어를 수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자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전체 식품류를 상대로 한 검역 절차를 강화했을 뿐이라면서 연어 수입이 정식으로 중단됐는지는 분명히 밝히지는 않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수입 식품과 농산물 품질·안전 관리를 잘해나감으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바이밍(白明) 주임은 이날 중국 매체에 "관련 상황에 관한 이해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해산물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은 필요한 조처"라며 "이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신파디 시장의 연어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함에 따라 중국에서는 '연어 공포'가 확산했지만 전문가들은 수생 동물인 연어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신파디시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광범위하게 오염되면서 연어를 썰던 도마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있던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준유(吳尊友)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수입 연어를 토막 내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해서 연어가 전염원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 도마에 접촉한 사람이나 사물이 전염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 관영언론들이 신파디 시장 집단감염 사태 초기 중국 관영언론들이 연어 도마에서 코로나19가 발견된 것을 크게 부각해 보도하고, 여기서 발견된 코로나19가 '유럽형'이라고 강조한 것이 정확한 재확산 시작 원인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대중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