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때문에 미국 여당의 수권 능력까지도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가 옳다면 이를 막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공화당이 원흉이라는 지적이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미국 역사학자 앤드루 고소프는 1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볼턴 둘 다 미국 외교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미국 공화당에 신념이 바닥난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가치를 외면하고 사익에 눈이 멀어 미국의 힘을 내키는 대로 행사하는 지도자로 묘사된다.
재선을 위해 중국에 농산물 수입을 간청하고 독재자를 선망해 중국의 인권침해에 지지를 보내며 딸의 비위 의혹을 덮으려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범죄를 묵인했다는 등 추문이 회고록에 빼곡하다.
고소프는 "한 사람이 당장 마주친 정치적 필요에 따라 미국의 외교정책을 마음껏 주무르는 것은 누구나 객관적으로 재앙이라고 볼 것"이라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미국 정부의 신뢰성과 선의는 풍비박산이 나버렸다"고 지적했다.
회고록에 난국을 해결하려고 노력한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볼턴 전 보좌관조차도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에 불똥은 결국 공화당으로 튀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국수주의자로서 공화당 주류로부터 지지를 받지만 군사력을 동반하지 않는 외교를 멸시하고 일방주의를 부르짖는 매파로서 '위험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조관의 강경한 성향을 지니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유리해 보이지 않는 개입을 무작정 거부하는 고립주의를 내비치고 있다.
고소프는 "공화당에서 세계 속 미국의 위치에 대한 신뢰성 있는 비전이 사라졌다"며 "부패하고 부도덕한 선동(트럼피즘)이 그런 빈껍데기를 쉽게 먹이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과 미국이 국익 증진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선과는 별개로 그런 국익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대통령의 손아귀에 들어간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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